ISIS(Islamic State of Iraq and Syria, 이라크·시리아 이슬람국가)는 2000년대 초반 알카에다의 이라크 지부(AQI)에서 발전한 극단주의 무장 조직입니다. ISIS의 등장은 단순한 테러 조직의 부상이 아니라, 서아시아 지역의 정치적·종교적 갈등과 지정학적 요인들이 결합된 결과였습니다. 2003년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여 사담 후세인 정권을 전복한 이후, 이라크는 종파 간 갈등이 심화되었으며, 시아파가 주도하는 정부가 수립되면서 이에 반발한 수니파 무장 세력들이 조직화되었습니다. ISIS의 전신인 알카에다 이라크 지부(AQI)는 이러한 혼란을 틈타 수니파 무장 조직들을 결집하며 세력을 확장했습니다.
2011년 시리아 내전이 발발하자, ISIS는 이를 기회 삼아 본격적으로 세력을 확대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시리아는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과 반군이 대립하는 혼란 속에 빠져 있었고, ISIS는 정부군과 반군 모두를 공격하며 세력을 확장했습니다. 2013년 ISIS는 알카에다와 결별하고 독립적인 조직으로 선언하면서 본격적으로 이슬람 국가 수립을 목표로 활동했습니다. 2014년에는 시리아와 이라크 일부 지역을 장악하고 칼리프 국가 수립을 선포하면서 국제사회의 경악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들은 점령 지역에서 잔혹한 폭력을 행사하며 극단적인 이슬람 율법(샤리아)을 강요했고, SNS를 활용한 선전·모집 활동을 통해 전 세계에서 외국인 전사들을 유입시켰습니다.
ISIS의 성공적인 확장은 여러 요인이 결합된 결과였습니다. 첫째, 이라크와 시리아 정부의 취약한 통치력이 ISIS의 확장을 용이하게 만들었으며, 이라크에서는 시아파 중심의 정부가 수니파 지역을 소외시키면서 ISIS가 지지를 얻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고, 시리아에서는 내전으로 인해 정부군과 반군 모두가 ISIS를 효과적으로 제압하지 못했습니다. 둘째, ISIS는 석유 밀매와 납치·협박을 통해 막대한 자금을 확보하면서 무기와 병력을 확충할 수 있었습니다. 셋째, ISIS는 인터넷과 SNS를 활용하여 선전과 모집을 효과적으로 진행하며 전 세계적으로 지하디스트(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게 영향을 미쳤습니다.
ISIS는 2014년 이라크의 제2도시 모술을 점령하면서 강력한 군사력을 과시했습니다. 당시 이라크군은 부패와 사기 저하로 인해 제대로 저항하지 못했고, ISIS는 단기간 내에 이라크 북부와 시리아 동부를 장악했습니다. 모술을 점령한 이후, ISIS는 자체적인 행정 조직을 구성하고 '이슬람국가'를 자처하면서 극단적인 폭정을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공개 처형, 강제 결혼, 인질 납치 등을 통해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으며, 서방 국가들과 이라크·시리아 정부에 대한 무력 도전을 이어갔습니다.
ISIS의 확장은 국제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고, 미국을 중심으로 한 연합군이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군사 개입을 시작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는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공습을 통해 ISIS의 주요 거점을 타격했습니다. 동시에, 시리아 쿠르드족 민병대(YPG)와 이라크 페슈메르가가 ISIS와 지상전에서 맞서 싸우면서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2015년부터 러시아도 시리아 내전에 개입하여 아사드 정권을 지원하는 동시에 ISIS를 공격했습니다.
ISIS의 점령 지역을 탈환하는 과정에서, 국제사회의 공습과 지상군 작전이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2017년 이라크군이 모술을 탈환하면서 ISIS의 세력은 급격히 축소되었습니다. 같은 해, 시리아 쿠르드족이 ISIS의 수도였던 라카를 점령하면서 ISIS의 핵심 거점이 무너졌습니다. 2019년 3월, 시리아 내 마지막 거점 바구즈(Baghuz)가 함락되면서 ISIS의 영토 기반이 완전히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ISIS의 이념은 단순한 군사 조직을 넘어 전 세계적인 극단주의 확산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이들은 SNS와 온라인 선전 활동을 통해 서방 국가에서 외국인 전사를 모집했으며,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테러 공격을 감행하도록 독려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2015년 파리 테러(130명 사망), 2016년 브뤼셀 테러(32명 사망), 2016년 니스 트럭 테러(86명 사망) 등 유럽 주요 도시에서 연쇄적인 공격이 발생했습니다.
ISIS의 주요 전략 중 하나는 '외로운 늑대(Lone Wolf)' 공격을 조장하는 것이었습니다. 즉, ISIS와 직접적인 연결이 없는 개인들도 극단적인 이념에 영향을 받아 독립적으로 테러를 감행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이러한 전략은 전 세계적으로 보안 당국에 큰 도전 과제가 되었으며, 서구 국가들은 급진화된 개인들을 사전에 식별하고 예방하는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ISIS는 기존의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들과 차별화된 방식으로 활동했습니다. 이들은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를 적극 활용하여 젊은 층을 겨냥한 선전·모집 전략을 펼쳤으며, 서방 출신 전사들이 자발적으로 ISIS에 합류하도록 유도했습니다. 특히, 서방 국가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무슬림 청년들이 ISIS의 메시지에 영향을 받아 급진화되는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했습니다.
ISIS는 2019년 공식적으로 패퇴했지만, 극단주의 이념의 확산과 테러 위협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습니다. ISIS의 잔존 세력들은 이라크와 시리아의 사막 지대에서 게릴라 전술을 사용하며 소규모 공격을 감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ISIS는 아프리카(특히 나이지리아, 소말리아, 말리 등)와 아프가니스탄, 동남아시아(필리핀, 인도네시아)에서도 연계 조직을 통해 활동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서아시아 지역에서는 ISIS의 몰락 이후에도 시아파와 수니파 간의 종파 갈등, 쿠르드족의 독립 문제, 서방 국가들의 개입 등으로 인해 지속적인 불안정성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특히, 시리아와 이라크의 재건 과정에서 일부 지역 주민들이 다시 과격한 이슬람주의에 의존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새로운 극단주의 조직의 등장을 촉진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ISIS의 위협은 단순히 군사적으로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극단주의의 근본적인 원인은 정치적 불안정, 경제적 불평등, 종파 갈등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결합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국제사회는 단순한 군사 작전이 아니라, 교육과 경제적 지원, 사회 통합 프로그램을 통해 극단주의의 뿌리를 제거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ISIS의 몰락이 곧 극단주의의 종식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서아시아와 국제사회는 여전히 큰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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